아이가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다면 단순한 장난이 아닙니다. 아이의 언어는 곧 감정의 거울이며, 부모의 올바른 지도법이 평생의 사회성을 만듭니다. 감정코칭으로 바른 표현력을 길러주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아이의 말, 그저 버릇없는 행동일까요?
어린아이가 친구에게 "너랑 안 놀아!" 혹은 "넌 바보야!" 같은 말을 했을 때, 많은 부모님들은 순간적으로 화가 나거나 창피함을 느낍니다. 아이가 무례하게 행동한다고 판단하여 야단치거나 "그렇게 말하면 안 돼!" 하고 단호하게 제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보다, 혼나지 않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거나 거짓말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말은 단순한 장난이나 공격이 아니라,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표현하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특히 3세에서 7세 사이의 아이들은 감정과 언어의 연결이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감정이 거칠게 표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은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말 뒤에 숨겨진 감정을 읽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넌 바보야!"라는 말은 사실 "나는 너한테 화났어" 혹은 "지금 기분이 안 좋아"라는 감정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그렇게 말했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줄래?라고 묻는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아이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잘못되었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그 말이 어떤 감정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감정코칭의 시작입니다.
감정의 뿌리 찾아주기 "왜 그랬는지" 먼저 묻기
아이의 공격적인 말투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대체로 아이들은 친구와의 놀이 중 의견 충돌이 생겼거나, 자신의 의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감정이 상해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그 감정의 뿌리를 찾아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먼저 집었을 때, 아이는 "그건 내 거야, 바보!"라고 소리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유욕이나 속상함, 혹은 주목받고 싶은 마음이 언어적으로 왜곡되어 나온 것입니다. 이럴 때 부모가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만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른 채, 억눌리게 됩니다. 대신 그 장난감이 네가 좋아하는 거라서 속상했구나. 그런데 바보라고 하면 친구가 마음이 아프지 않을까?하고 감정과 상황을 연결시켜 주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감정의 원인을 말로 풀어주면, 아이는 '감정은 느껴도 되지만 표현 방법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배웁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자기감정을 직접 말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말의 영향력 가르치기 "단어는 마음을 찌를 수 있다"
아직 언어의 무게감을 잘 모르는 아이에게는, 말 한 마디가 누군가의 기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느껴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넌 놀지 말라는 말이 친구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를 느끼게 하려면, 거꾸로 아이가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때 함께 돌아보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친구가 너한테 그런 말을 했을 때 기분이 어땠어?라고 물으며 감정에 집중하게 하면,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말로 사람을 다칠 수 있다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부모는 단순히 하지 마가 아닌, '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동화를 읽으며 등장인물이 상처받는 장면을 함께 이야기하거나, 드라마에서 갈등이 생기는 장면을 본 후 이 말을 들은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좋습니다.
감정 표현 훈련 말로 감정을 풀어내는 연습하기
아이의 감정 표현이 곧바로 부드럽고 적절하게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정은 타고나는 성향도 있지만, 훈련을 통해 충분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 감정 표현 놀이를 통해 감정 언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함께 식사할 때, 오늘 기분이 어땠는지 색깔로 표현해 볼까? 오늘 가장 기뻤던 일은 뭐야? 같은 질문을 던지며 감정 언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 감정 카드나 표정 그림을 활용해지금 이 표정은 어떤 감정 같아?라고 묻는 것도 효과적인 훈련 방법입니다. 반복 연습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내면에서 느끼는 감정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감정을 더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력을 갖추게 됩니다.
함께 성장하는 감정 코칭 부모도 변화해야 한다
감정 코칭은 아이만 바꾸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 표현 방식을 돌아보고, 아이 앞에서 감정을 다루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평소 부모가 화가 났을 때 소리 지르거나 비난하는 방식으로 반응했다면, 아이는 무의식중에 그 방식을 따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은 안 돼"라고 가르치기 전에, 부모가 스스로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성찰해야 합니다. 엄마도 지금 기분이 좋지 않지만, 조금만 쉬고 이야기할게 같은 말을 습관처럼 사용하면, 아이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조절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가게 됩니다.
말은 감정의 거울, 코칭은 관계의 다리
아이가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다면, 그 순간이야말로 감정코칭의 기회입니다. 그 말을 단순히 틀렸다고 꾸짖는 대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감정의 출처를 묻고,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성장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부모의 역할은, 단순한 지도가 아닌 관계 속에서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법을 전수하는 삶의 교육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감정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그리고 그런 성숙한 감정표현 능력은 평생의 인간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