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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앞에서 운다면 꼭 읽어야 할 글

by yjmom91 2025. 4. 13.

유치원 가기 싫다는 아이와 엄마
유치원 가기 싫다는 아이

“안 갈래요”에 담긴 아이의 감정 시그널

유치원 안 갈래요!라는 말 뒤엔 단순 고집이 아닌 감정적 신호가 숨겨져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고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의 시작입니다.

가기 싫다는 말,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침마다 유치원 등원을 앞두고 우는 아이, 현관 앞에 서서 신발조차 신으려 하지 않는 아이, 혹은 침묵 속에 울음을 삼키며 등을 돌리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참 많은 생각에 빠집니다. '어제는 잘 갔는데 왜 오늘은 싫다고 할까?', '혹시 유치원에서 문제가 생긴 걸까?', '내가 뭘 잘못했나?'처럼 원인을 찾으려 애쓰기도 하고, 때론 "그냥 보내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넘기려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반응 이전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언어보다 감정에 민감한 존재입니다. 특히 4~7세는 감정 조절 능력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로, 감정이 행동으로 쉽게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가기 싫다는 말은 단순히 유치원이라는 공간이 싫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공간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 또는 가기 전에 겪은 심리적 긴장감이 싫다는 표현으로 나타난 것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종종 간과하는 부분은, 아이는 아직 스스로의 감정을 명확히 인지하거나 설명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점입니다.무섭다외롭다불안하다지겹다; 등의 감정이 뒤섞여 있을 수 있지만 아이는 그 복합적인 감정을 하나의 단어로 대체합니다. 그것이 바로 "가기 싫어"입니다.

여기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설득하거나 상황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의 뿌리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느끼는 심리적 불편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스트레스인지, 감정 표현이 억압되었거나 수용되지 않았던 경험 때문인지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아이의 감정 세계를 존중하고, 그에 맞춰 반응해 주는 감정적 공감의 출발점이 됩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보지 말고, 감정의 뿌리를 읽어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행동에 주목합니다.왜 갑자기 울어?;왜 말도 없이 주저앉아? 아까까진 멀쩡했잖아?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가 아니라, 그 행동이 표현하려는 감정은 무엇이었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유치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말합니다. 병원에 가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반복되면, 부모는 꾀병인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가 심리적 스트레스를 신체 증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신체화 증상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아직 불안을 정확히 묘사할 언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뱃속이 불편하다는 느낌으로 불안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아이는 등원 시간만 되면 심하게 짜증을 내거나 평소 하지 않던 고집을 부립니다. 그 속엔 유치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거부감보다도, 그 공간에서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불편하고, 안전하지 못한 기분을 느끼는지에 대한 신호가 숨어 있습니다. 혹은 부모와의 이별 자체가 두려운 아이도 있습니다. 분리불안은 생후 8개월부터 시작해 4~6세까지 점차 완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별히 민감하거나 예민한 기질의 아이는 이 시기가 훨씬 길게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때 감정의 뿌리를 인지하지 못한 채 다른 애들은 잘만 다니는데 넌 왜 그래?엄마는 바쁜데 너 때문에 매일 힘들어 같은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복된 경험은 결국 감정 표현을 단절시키고, 감정 조절력 형성의 기회를 빼앗게 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감정 자체를 수용하고, 아이가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때론 가기 싫어라는 말에 그럴 수 있어, 오늘 어떤 기분이 들어서 그런 걸까?라고 되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감정적으로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정은 억누르기보다 건강하게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 카드, 그림 그리기, 감정 일기 등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의 내면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속상했니?", "서운했어?"와 같이 감정 어휘를 풍부하게 들려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언어화하여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입니다.

감정을 풀어내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감정은 그저받아주기만 해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일종의 에너지와 같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해소되어야 합니다. 특히 유치원 거부처럼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 아이에게 적절한 감정 배출 창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놀이와 시각적 자료를 활용한 감정 표현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표정이 그려진 감정 카드를 이용해 오늘 자신의 마음과 가장 가까운 표정을 고르게 하는 방식은, 아이가 자기감정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언어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는 아이가 그림을 그리며 오늘 기분을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정 일기도 효과적입니다. 글로 쓰기 어려운 유아기 아이의 경우, 하루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일과 가장 불편했던 일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해보고, 그 이유에 대해 부모가 부드럽게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 유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파악하고, 일상에서의 감정 패턴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명명하는 언어 훈련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안 좋아라는 말만 반복하는 아이에게혹시 속상한 거야? 서운했어?처럼 감정의 언어를 다양하게 들려주는 건, 감정 구분 능력과 조절력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는 곧 자기 이해 능력으로 이어지고, 감정 폭발 대신 감정 조절로 이어질 수 있는 초석이 됩니다.

안정적인 정서환경이 결국 유치원 거부도 줄입니다

아이의 감정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리고 그 환경의 중심에는 부모가 있습니다. 즉 아이의 감정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나 일상에서의 정서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겪는 문제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정에서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부모의 정서 상태입니다. 바쁜 아침  분주한 준비 과정 속에서 부모가 초조하고 짜증이 나 있다면 아이 역시 유치원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말보다 분위기에 민감합니다. 부모가 유치원은 가기 싫은 곳 매일 긴장되는 곳 이라는 느낌을 은연중에 주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부모와의 애착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  아이는 분리되는 상황 자체에서 극심한 불안을 느낍니다. 이럴 땐 등원 전 스킨십 시간을 잠깐 가지거나 우리 둘만의 인사 의식 을 만들면 분리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손등에 하트 그려줄게 이건 하루 종일 너랑 함께 있는 거야 같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 아이에게 매우 큰 안정감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유치원과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특별히 힘들어하는 시간이 있는지, 친구와의 갈등은 없는지 선생님의 대응 방식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협력적인 전략을 함께 세워야 합니다. 유치원 선생님과의 소통을 통해 아이에게 더 적절한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지도해야 할 지능입니다

아이의 감정 표현은 성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무시하거나 억누르기보다는,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감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첫 감정 교사로서 역할을 다할 때,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조절하고, 타인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